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
미국 상·하원이 미국과 대만 고위공직자가 상대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한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키자 대만을 사이에 둔 미·중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인에게 본토인과 같은 대우와 혜택을 부여하는 ‘당근 정책’을 제시했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여행법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법안 통과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며 “이미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 대변인은 “중미관계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대만과의 고위 공직자 교류와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중지하라”며 “대만과 관련한 문제를 신중히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상원이 2월28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대만여행법’은 미국과 대만 간 “모든 수준에서” 자유로운 상호방문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1월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이 발효되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 절차만 남아 있다.
한편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등은 산업·취업·교육·의료·문화·금융 등 다양한 부문에서 31개 교류 정책을 담은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문화교류협력 촉진책’을 내놓았다. 촉진책은 대만 기업이 중국 본토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대만 기업은 중국 정부의 산업 고도화 정책인 ‘중국 제조 2025’ 전략에 참여할 수 있으며, 대만 연구개발 인력은 본토 인재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중국 정부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과 ‘만인계획’도 신청할 수 있다.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 국가사회과학기금, 국가 우수 청년 과학기금, 국가예술기금 등도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문화 방면에서 중국은 대만과의 영화 합작 요건을 완화했으며, 대만 연예인의 중국 본토 출연 제한 등을 없앴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