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 향한 마지막 관문 두드린다

[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개막]
3연임 금지조항 삭제 개헌안 외
부주석·부총리 등 주요인선 확정
국가감찰위원회도 본격 출범
시 주석 2기 경제 청사진 드러나



절대권력 시진핑의 정권연장 시금석이 될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일 자문회의 격인 정협 개막을 시작으로 20일 가까운 대장정에 들어간다.

매년 열리는 정치행사지만 올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신은 물론 중국 정치사에도 의미가 크다. 덩샤오핑 이후 골격을 유지해온 공산당 집단지도 체제가 사실상 허물어지는 시발점이 되는데다 시 주석 집권 2기 경제 청사진이 드러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산당원으로 대상이 한정돼 있던 당 감찰조직을 국가기관 전체로 확대한 국가감찰위원회도 이번 양회를 계기로 본격 출범한다. 사실상 중국 전체가 마오쩌둥 시대의 강력한 전체주의 국가로 되돌아서는 시대 역류의 물결을 타는 셈이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3일 막을 올리는 정협보다 오는 5일 시작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쏠려 있다. 국회 격인 전인대에서는 3,000명에 달하는 전국 인민대표가 모여 국가주석과 부주석은 물론 군사위 주석, 전인대 상임위원장, 부총리 등 국가 주요 최고보직자들을 결정한다. 전인대가 사실상 공산당 중앙위에서 밀담으로 선임된 인물들을 통과시키는 거수기라는 오명도 있지만 형식상으로는 국가 최고 의사결정기관으로 중국의 차세대 지도부가 공식 임명장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지난 3중전회에서 공식화된 헌법 개정안도 전인대에서 최종 의결된다.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당 핵심 자리를 굳힌 시 주석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은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면 덩샤오핑을 넘어 중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의 권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후계자를 미리 정해놓는 ‘격대지정(隔代指定)’의 전통을 깬데다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를 금지한 헌법의 임기 규정도 올해 전인대에서 삭제해 장기집권 토대를 완벽하게 갖추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번 양회에서는 이미 자신의 측근으로 가득 채운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구체적인 보직이 결정되고 부총리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재 등 정치·외교·경제 분야 최고인사 인선도 확정된다. 시 주석의 오른팔이었던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부주석으로 복귀하고 경제책사 류허 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부총리 겸 인민은행 총재로 경제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워가 크게 줄어든 리커창 총리가 유임하는 가운데 신임 상무위원 리잔수는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오르고 왕양은 정협 주석, 자오러지는 기율위 서기, 한정은 상무부총리, 왕후닝은 사상선전 담당 상무위원이 될 예정이다. 시 주석 측근인 웨이펑허 상장이 국방부장에 발탁되고 왕샤오훙 공안부 부부장의 국가안전부장 임명 등도 공식화된다. 이와 함께 올 전인대에서는 사정 권한을 당원이 아닌 국무원 등 비당원 공무원과 국영기업 등으로 대폭 확대한 국가감찰위원회 설립도 승인된다.

시 주석은 1일 당외인사들과의 좌담회에 참석해 양회에서 다룰 당과 국가기구 개혁 심화가 전면적인 국가번영에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며 “당과 국가기구는 경제발전, 사회진보, 인민생활 개선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5일 전인대 개막식 연설 때 발표되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에 눈길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목표를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6.9%)보다는 낮은 6.5% 수준의 중속 경제 성장률 마지노선을 제시할 것이란 예상이 더 많다. 시 주석은 지난해 말 이미 올해 중국 3대 정책 핵심과제로 금융위험 방지, 빈곤탈피, 환경보호 등 세 가지를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성장속도의 고삐를 조이기보다 정권 연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금융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안정 속 중속 성장 유지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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