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로 재판을 이어온 아내와 함께 동반 자살을 선택했다가 중태에 빠진 남편 A(38)씨가 결국 숨졌다. 아내는 남편이 숨지기 하루 전에 사망한 상태여서 더욱더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4일 경찰 및 유족들 증언에 따르면 대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가 이 날 오전 숨졌다.

지난 3일 오전 0시 28분께 A씨는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 카라반에서 아내(34)씨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아내는 병원에 옮겼지만 숨졌다. 그리고 A씨는 중태로 급히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는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부부 옆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 빈 소주병과 유서가 발견됐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아내를 성폭행한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의 친구 B씨를 성토하는 글이 빼곡히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A씨가 해외출장을 떠난 틈을 타 A씨의 아내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A씨의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법원은 B씨의 폭행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고, A씨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었다. 유족들은 A씨 부부가 무죄판결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