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통상 폭주’가 멈추지 않을 경우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낳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세계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철강 관세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블랙스완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한번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다.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를 1930년대의 대공황 같은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는 경고도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보복전이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보복조치로 국채 매각을 실행에 옮길 경우 본격적인 미중 환율전쟁이 발발해 글로벌 금융질서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다음달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포문을 열 가능성도 열려 있는 가운데 한국이 중국과 함께 미국 환율 압박의 직접 타깃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 와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리가 마땅한 카드도 없이 글로벌 통상·환율전쟁의 포화 속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물고 물리는 경제전쟁의 서막이 올랐는데도 우리 정부는 무방비 상태로 수출 타격을 우려하며 한숨만 쉬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중국 등 각국의 보복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이 무역전쟁이 끝날 때까지 눈치만 살피다가는 아무런 해결책 없이 피해만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ls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