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열 버츄어라이브 대표 "한국 헤어스타일 AR 체험, 동남아서도 통할 거예요"

앱 '헤어핏' 들고 싱가포르行
국내서 실제로 서비스하는
600여개 스타일 앱에 담아
사용자 빅데이터 축적해
얼굴·머리모양 다양한 조합
뷰티 관련 국내 수요 폭증
AR·AI 활용 확 늘어날 것

“증강현실(AR) 기술로 얼굴형에 맞는 헤어스타일을 찾는 서비스를 동남아시아 지역 이용자에게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한국의 헤어스타일도 ‘K뷰티’처럼 전파되겠지요.”

헤어스타일 가상체험 서비스 벤처인 버츄어라이브의 이재열(사진) 대표는 ‘헤어 한류’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서울 중구 콘텐츠코리아랩(CKL)에서 연 ‘비즈토크-뷰티라이프’ 강연 후 기자와 만나 오는 4월 싱가포르 헤어숍들과의 협업을 통한 첫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그는 “국내의 유명한 헤어디자이너들이 실제로 헤어숍에서 서비스하는 600여개의 한국 헤어스타일을 동남아 이용자들이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츄어라이브는 개인 맞춤형 헤어스타일 앱 ‘헤어핏’을 지난해 9월 내놓았다. 헤어핏은 스마트폰으로 얼굴 정면 사진만 찍으면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얼굴형에 맞는지 곧바로 볼 수 있다. 얼굴 화장 가상체험처럼 유사한 서비스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헤어핏은 헤어피팅 엔진 기술로 머리 모양을 오려 붙인 듯한 어색함을 없앤 것이 강점이다. 이 대표는 “실제로 머리를 한 듯한 가상체험 기술 여덟 가지를 특허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헤어핏은 출시 6개월 만에 다운로드 40만건을 돌파했다. 뷰티 관련 앱 인기 순위에서도 최상위권이다. 회원 수는 50만명에 이른다. 헤어핏의 첫 출시 후 이 대표는 3개월 동안 서울 강남의 유명 헤어숍 8곳에서 태블릿으로 방문한 손님들에게 스타일을 보여줬다.


이 대표는 강연에서 “앱 출시 후 많은 이용자가 ‘왜 이런 서비스가 이제야 나왔나’라며 호응해줬다”며 “여성들의 머리 모양에 대한 지대한 관심에 비해 헤어스타일 콘텐츠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헤어핏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서로 다른 얼굴형에 머리 모양도 얼굴에 맞게 조합하는 기술은 데이터 축적으로 가능하다. 이 대표는 “헤어핏은 이용자가 원해 능동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찍는 방식”이라며 “선호도 측정이 쉽고 빅데이터를 모으는 데 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이달 서비스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개발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일본에서의 미디어 창업 경험도 갖고 있는 그는 오락에만 그치는 AR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고심했다. 우연히 일본 베스트셀러였던 자기계발서 ‘헤어스타일 하나 바꿨을 뿐인데’를 보고 사업성을 간파한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버츄어라이브를 세웠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투자도 받았다.

그는 “국내의 뷰티와 관련한 하루 검색량은 서울 명동 유동인구의 60배에 달한다”며 “헤어스타일 시장은 개인화되고 맞춤형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R 기술이 앞으로 뷰티 관련 산업에 가장 빠르고 가까이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AR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뷰티 시장에서 크게 늘 것”이라며 “헤어핏도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실제감을 높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