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대가는 수익이다. 수익은 투자액에 대한 상대적인 결과로 측정돼야 한다. 주식시장에서는 회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투자된 자본 대비 이익률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ROE는 경영자가 지표를 왜곡하기 쉽고 이익의 질을 알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극단적인 예로 경영자가 회사의 ROE를 좋게 하려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여 당기 이익을 늘렸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경우 회사의 경제적 가치는 훼손됐지만 ROE는 개선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만약 경영자가 장기 개발에 필요한 투자 자본을 자기 자본이 아닌 외부 부채로 충당한다면 ROE는 더욱더 왜곡될 수 있다.
지난 2013년도 감사인 재무제표에 의하면 아마존은 당기순이익 2억7만달러, 자기자본 97억달러로 ROE가 3% 정도로 산출된다. 또한 R&D 비용으로 60억달러를 지출했다. 아마존 경영진이 60억달러의 R&D 비용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금액만큼 순이익이 늘어나 ROE가 60%를 넘어섰을 것이다. 1997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회사의 성과는 장기간에 걸쳐 주주에게 최대한 이익을 돌려주는 것으로 가늠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마존은 이러한 경영철학에 걸맞게 미래 성장을 위해 엄청난 R&D 비용을 쏟아부었다.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은 아마존의 R&D 비용 지출보다 장기 성장 비전을 높게 평가했다. 2014년 아마존의 주가 대비 수익률(P/E)은 112였다. 당시 미국 기업의 평균 P/E이 14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아마존이 시장 평균 8배가 되는 가격에 거래됐다. 이미 주식시장의 참여자들은 아마존이 보고하는 당기순이익이 미래의 잠재력을 모두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프리미엄으로 판단했다. 이렇게 ROE는 왜곡이 쉽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회사의 자본조달 구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영업자산 대비 수익률(ROIC) 또는 P/E 등의 지표를 사용해 주식시장에서 더 나은 투자 수익을 올릴 회사를 골라야 한다. 물론 이러한 지표도 완벽하지는 않다. 2014년 미국시장의 주가수익률 예측치와 회사의 실적증가 간의 상관관계는 11%였다. 아시아의 경우는 더 심각해서 같은 시기 상관관계가 3%에 불과했다. 크레디트스위스홀트(HOLT)에서는 영업자산 대비 현금이익 수익률(CFROI)과 영업실질자산 대비 주가(HOLT E/B)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이 경우 상관관계는 65%에 달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까? P/E라는 지표 또한 수익의 질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의 미래 주가는 단순한 당기 순익을 넘어서 회사의 장기적인 경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성장과 회사에 실질적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이익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