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해 출금 금지를 요청하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서울지방경찰청은 5일 “성폭력 혐의로 고소된 이윤택씨에 대해 오늘 오후 2시30분 긴급 출국금지를 요청했다”며 “이에 따라 오늘 오후 2시30분부터 12시간 동안 출국 금지되고 향후 법무부 승인 시 한 달간 출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극단 미인 대표 김수희씨 등 피해자 16명은 서울중앙지검에 이씨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내부 검토를 거쳐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에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기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피해사실 확인 차원에서도 수사가 엄정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가 원한다면 (피해사실을) 적극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가해 행위가 대부분 2013년 친고죄 폐지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2013년 이전 범행이라도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청장은 “공소시효가 지났다 해도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 있고, 다른 법률을 적용할 여지도 있어 수사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법조계나 여성계 등 외부 전문가 의견도 충분히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현재 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미투’(#Metoo)와 관련해 2건을 내사 중이며, 8건은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이 내사 중인 2건은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교수들의 학생 성추행 혐의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의 여성 활동가 추행 혐의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