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4,622억원과 영업이익 887억원을 기록해 제약업계 대장주의 위상을 지켰다.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긴 이래 4년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유한양행은 올해 신약 출시에 역량을 집중해 연매출 1조5,0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창사 50주년을 맞은 GC녹십자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매출 1조2,879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영업이익은 유한양행보다 많은 903억원을 기록해 외형뿐만 아니라 내실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는 기존 녹십자에서 GC녹십자로 사명까지 변경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나섰다.
광동제약도 지난해 매출 1조1,415억원과 영업이익 357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사업보다 음료사업이 주력이긴 하지만 올해도 두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어 무난히 매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매출 1조원은 국내 바이오·제약업계에서 ‘꿈의 실적’으로 불린다. 120년 역사의 국내 바이오·제약사업을 통틀어 1조 클럽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자 명예다. 내수시장에 주력하느라 외형적인 성장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최근 해외 수출과 신약 기술수출 등에 가속도를 내면서 연매출 1조원은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가늠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는 기존 3개사에 이어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한국콜마가 매출 1조원에 도전한다.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부상한 셀트리온은 주력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허쥬마·트룩시마의 매출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1조 클럽 가입이 확정적이다.
지난 2015년 연매출 1조3,175억원을 달성하며 제약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한 한미약품도 1조 클럽 가입에 다시 도전한다. 기존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고 25종에 이르는 신약 파이프라인(후보군)이 가장 큰 자산이다.
최근 CJ헬스케어 인수에 성공한 한국콜마도 올해 연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지난해 한국콜마는 8,21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CJ헬스케어는 5,137억원을 기록했다. CJ헬스케어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한국콜마는 제약사업에서만 전체 매출의 절반인 6,000억원가량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화장품에서 구축한 역량을 발판으로 글로벌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연매출 1조원 달성이 확실한 기업은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은 기존 3개사에 이어 셀트리온, 한국콜마, 한미약품이고 대웅제약과 종근당도 가시권에 들어온다”며 “이미 체결한 기술수출이 해지되는 등 변수가 있긴 하나 외형적인 성장이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