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가 성희롱 주범…피해자들은 "참을 수밖에"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 81%가 직장상사
회식자리·사업장서 성희롱 가장 많이 발생
성희롱 피해자 중 76.7%는 "그냥 참는다"

직장 내 성희롱/이미지출처=이미지투데이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 10명 중 8명은 직장 상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6일 한국노총이 최근 산하 조직 조합원 71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중복응답 가능)에 따르면 가해자는 직장상사가 81.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장동료(25.7%), 고객(10.2%) 순이었다. 성희롱 발생장소는 회식자리(77.2%)가 가장 많이 꼽혔고, 사업장 내(43.7%), 출장지(11.2%), 교육 또는 워크숍(5.8%)이 뒤를 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6.1%에 달했다. 이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88.7%, 남성은 11.3%였다. 직접 성희롱을 당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을 안다는 응답은 12.7%였다. 직장 내 성희롱 유형으로는 ‘성적 발언이나 농담’이 78.2%로 가장 많았다. 성희롱 피해자 중 ‘그냥 참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76.7%였고, 가해자에게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한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63.6%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김순희 한국노총 여성본부장은 “가해자가 대부분 직장상사여서 피해자들이 ‘그냥 참는’ 선택을 하고 있다”면서 “상대가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긍정적인 의사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2월 22일부터 3월 2일까지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실시됐다. 95% 신뢰도에 표본오차는 ±3.7%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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