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北에 경평 축구 부활 제안..스포츠 활용하면 대북문제 풀릴 수도"

■ 서경이 만난 사람-박원순 서울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남북관계 때문
서울-평양 도시 간 외교로 길 열어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과 평양 간 예술·스포츠 교류를 통해 얼어붙은 남북관계 해빙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간 도시 교류 활성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의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전체, 그리고 서울시 디스카운트 현상은 결국 남북관계 때문”이라면서 “평화 조성은 대한민국 경제, 시민의 삶과 직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 대치 국면이 서울시,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 시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동서 베를린의 문화교류 사례를 언급하며 도시 간 외교의 파급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서 베를린 교류가 동서독 통일 완성에 큰 역할을 한 만큼 남북 양대 도시인 평양과 서울 간 교류협력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해 10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지방자치단체 남북 교류협력 강화’를 꼽아 중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박 시장은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큰 틀의 군사 문제나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스포츠나 예술이 앞장선다면 순탄하게 풀릴 수도 있다”면서 “모든 문제가 일괄타결되면 좋겠지만 그게 힘들다면 도시 간 외교를 통해 길을 여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 참석해 북측에 평양시의 전국체전 참가와 경평 축구 부활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평 축구는 일제 강점기 조선의 양대 도시인 경성과 평양을 대표하는 축구단이 번갈아가며 벌인 친선 축구경기로 1929년 시작돼 지난 1946년 중단됐다. 서울시는 오는 2019년 서울이 개최하는 제100회 전국체전에 평양시 선수단을 초청하거나 선수단 단순참가를 넘어 서울·평양이 체전을 공동개최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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