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011070) 독자적으로 자외선(UV)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을 키울 수 없습니다. 벤처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이를 활용할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세요.”
LG이노텍이 UV LED 시장 확대 전면에 섰다. 그간 생태계 확장의 한계로 지목돼 왔던 낮은 광출력을 자사 기술력으로 해결한 만큼 주도적으로 시장을 넓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종석(사진) LG이노텍 사장은 7일 중구 LG서울역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UV LED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를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 외부 고객사와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하면서 생태계를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이 대외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지난 2016년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이다. 박 사장이 직접 나설 만큼 UV LED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인다는 방증이다.
UV LED는 용어 그대로 자외선을 방출하는 LED다. 물과 공기, 표면 살균에 특히 효과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억5,190만달러 규모였던 UV LED 시장이 2021년이면 11억1,78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이 처음 UV LED 시장에 뛰어든 건 아니다. 이미 2014년 광출력 2밀리와트(mW)급 UV LED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광출력이 약해 정수기·공기청정기 같은 소형 제품에만 채택됐다.
하지만 LG이노텍은 지난해 ‘LED의 본고장’ 일본보다도 앞서 세계 최초로 100mW급 UV LED를 출시했다. 100mW는 3.4초 만에 99.9%를 살균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광출력이다. 강동현 서울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UV 램프가 정상 살균 효과를 내는 데 4~5분 걸리는 것에 비하면 획기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그동안 UV LED 보급이 미흡했던 것은 여러 용도로 활용될 만큼 광출력이 충분히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제는 수(水)처리 장치 등 규모가 큰 분야에서 활용할 만큼 UV LED 광출력이 개선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칩당 크기도 성인 손톱 만큼의 크기로 작아 어디서든 쓰일 수 있다”며 부피의 제약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올해 150mW, 내년 200mW급 UV LED를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이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UV LED 시장을 넓히기 위해 활용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송준오 LG전자 LED사업부장(상무)은 “UV LED를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의 제품 설계 단계부터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제품 검증과 인증 역시 공동으로 진행해 중소기업의 애로를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