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예비후보자 '노무현·문재인 직함' 경쟁에 제동건다

지지율 상승효과 노리고 단순 대선캠프 활동도 '대표경력'으로 표기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이 ‘노무현·문재인 사람’을 앞다퉈 강조하는 것을 두고 표심 왜곡 등을 우려해 대표 경력을 제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이 ‘노무현·문재인 사람’임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단순히 대선캠프 경력까지 표기하는 것은 표심을 왜곡할 수 있다고 보고 대표 경력 작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 광역의원, 기초의원 출마자들의 경력을 보면 다수가 스스로 ‘노무현·문재인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다. 선관위 예비후보자 경력란에는 자신의 대표 경력 2가지만 쓰도록 돼 있는데 노무현·문재인 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물론이고 과거 대선캠프에서 직책을 맡았던 출마자들도 해당 이력을 소개하고 있다. 일례로 한 광역단체의 기초단체장에 도전하겠다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일부 후보는 ‘문재인 대선후보 조직 특별보좌관’, ‘문재인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자문관’ 같은 경력을 내세우기도 했다.


‘노무현·문재인 직함 마케팅’이 후보자의 정치적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유용한 정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예비후보 사이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표경력에 ‘노무현’, ‘문재인’이라는 이름 석 자만 들어가도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그러나 자칫 과거의 직함에만 매몰되면 현재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기에는 미흡할 수 있고 실제와 달리 마치 중요한 역할을 한 것처럼 유권자를 호도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앞으로 예비후보자들의 대표 경력에 ‘제한’을 두기 위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한 ‘노무현·문재인 마케팅’이 유권자들의 알 권리는 물론 경선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대선캠프 활동 이력 등은 대표 경력으로 소개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성호 공천관리위원장은 통화에서 “공관위 위원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중앙당 차원에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관련 경력을 마구잡이로 넣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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