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90% 급감·글로벌 규제 눈앞..암호화폐 '제2 폭락'오나

美 SEC, 거래소 등록 의무화 이어
이달 G20 회의서도 규제안 논의
전방위 압박에 대량 투매 가능성



지난달 초 700만원 밑으로 추락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다시 폭락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하루 거래량도 한 달 새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암호화폐를 겨냥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1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3시 현재 전날 대비 7.8% 떨어진 9,804달러를 기록하며 9일 만에 1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초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전 세계 4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피넥스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면서 장중 최저인 660만원까지 폭락했다가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폭락의 진원지도 미국이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거래소(exchanges)’라는 명칭을 쓰는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의 등록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SEC는 지난달 말에도 암호화폐 공개(ICO)와 관련한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거래소 여러 곳에 소환장을 보내며 규제를 강화했다.

일본도 함께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암호화폐 업계에서 ‘고래’로 불리는 고바야시 노부아키가 지난해 9월 이후 4억달러(약 4,280억원)어치의 암호화폐를 매도한 사실이 최근 전해지고 일본 금융청도 문제가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7곳에 대한 행정처분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켰다.

이로 인해 국내 암호화폐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세인데다 지난달 실명계좌 시스템 도입으로 계좌개설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투자자의 유입이 부쩍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A거래소에 따르면 투자 광풍을 보인 지난 1월에 비해 하루 거래량이 10% 수준으로 줄었다. A거래소 관계자는 “12월 초와 1월 초 사이에는 거래액이 최대 6,000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500억~600억원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B거래소 역시 한 달 새 거래량이 9분의1 수준으로 움츠러든 것으로 전해졌다.

G20 재무장관 회의가 암호화폐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공동으로 암호화폐 규제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G20 이후 암호화폐를 둘러싼 국제적인 전방위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20 회의를 전후로 비트코인을 다량으로 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기혁·박홍용·손구민·심우일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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