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성 컬링팀은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여론의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식지 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 수준을 고려하면 컬링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온갖 어려움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전국 시대에 이르면서 사상가들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현재의 부족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욕망을 품을 수 있다. 이때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보기 좋아 나도 그랬으면 하고 욕망을 드러낼 수 있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자신이 막상 실제로 해보면 옆에서 보던 것과 달라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특별한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진실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진실로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반짝 노력했다가 금방 그만둘 수가 없다. 자신에게 진실로 중요하다면 늘 자신과 함께할 수밖에 없다.
맹자는 자연이 이해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늘 한결같이 진실한 모습을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이에 “진실한 움직임은 자연의 이치(誠者天之道)”라고 말했다. 사람은 그러한 자연의 모습을 닮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에 “진실하려고 늘 집중하는 것이 사람의 이치(思誠者人之道)”라고 말했다. 중용은 맹자의 이러한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세상의 모든 일은 진실성에서 시작된다며 선언했다. “진실성이야말로 세상사 모든 일의 처음이자 끝이고 진실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제대로 이룰 수가 없다.”
사람은 욕망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한다. 모든 시도는 ‘한번 해볼까!’ 하는 데서 비롯되지만 중도에 그치지 않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결실을 보기가 쉽지 않다. 진실성은 시작으로 끝까지 지속하게 할 수 있는 중대한 원동력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팀은 경기장을 자주 이용해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개최국의 이점을 최대한으로 살리지 못했음에도 예선부터 결승에 이르기까지 강팀을 만나서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좋은 성적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그냥 좋아서 시작한 운동을 끝까지 잘해보자는 의기투합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의 큰 밑거름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맹자와 중용에서 말한 대로 다른 외적 조건이 아니라 진실성에 집중하고자 했던 사성(思誠)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진실성이 계속 유지된다면 컬링은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생활 스포츠로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운동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