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민간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기업지배연구소는 백 사장 선임 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권고했다. 연구소 측은 “사장 후보 선임 절차나 주주가치 불투명성 등과 같은 이슈를 살펴보면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KT&G는 지난 1월 말 사장 공모 공고를 낸 뒤 나흘 만에 최종 후보로 백 사장을 결정하는 등 속전속결로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직 시절 백 사장의 성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백복인 사장 재임 기간에 KT&G 주가는 19.8% 하락했고 분석기업의 주가 성과 측면에서도 주주가치 개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KT&G가 2011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 투자와 관련해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다. 이로 인해 금융감독원 조사가 진행 중이며 백 사장은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그러나 같은 날 또 다른 민간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백 사장의 연임에 ‘찬성의견’을 권고했다. 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KT&G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백 사장의 재선임 안건과 관련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내부 경영진을 우대해 외부인사를 배제한 점과 공모 절차상 기간 등의 문제는 있었으나 이런 절차상 문제가 백복인 후보를 반대할 만큼 흠결이 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의결권 자문사들 사이에서 백 사장의 연임은 앞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최근 백 사장의 연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문 의뢰에 찬성 입장을 최종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자문사들은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진영 연세대 의과대학 특임교수가 ‘독립성에 결격사유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권고했다. 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현대제철 사내이사 연임 안에는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