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공공기관채용박람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권욱기자
지난해 취업했거나 구직 중인 60세 이상 노인 경제활동인구(이하 경활 인구)가 20대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 고령화, 생활고 등의 여파로 60대 이상은 적극 취업 전선에 나선 반면 20대는 고용 한파에 잠시 구직을 미루고 취업준비에 매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경활 인구는 406만3,000명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60세 이상 경활 인구는 전년(395만3,000 명)보다 25만7,000 명 늘어난 421만 명을 기록했다. 60대 이상 경활 인구가 20대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경활 인구는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기간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한 취업자와 일을 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를 합친 것이다. 몸이 아프거나 육아·취업 준비 등을 이유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비경활 인구로 분류된다.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 60대 이상은 물론 베이머부머 자녀인 20대도 인구가 증가했다. 하지만 고령화, 취업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대 경활 인구가 60세 이상 경활 인구에 추월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0세 이상 노인은 전년보다 49만5,000 명이나 증가하며 전체 인구와 경활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각각 1,000만 명, 4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20대 인구도 636만 명으로 전년보다 6만4,000 명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하지만 20대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활 인구는 전년과 같은 수준에 멈춰 섰다. 취업준비생 등 비경제활동 인구가 대폭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청년층의 대표적인 비경활 유형인 취업준비생은 전년보다 4,100명 늘어난 66만9,000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다.
증가 폭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4,000 명)를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 경활 인구가 인구 증가 대비 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비경활 인구가 많이 늘었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악화한 청년 고용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