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이 부진하면 공무원 수요가 6만명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가 올해부터 5년간 증원하겠다고 밝힌 공무원 17만4,000명에 턱없이 못 미치는 규모다. 정부의 일자리 로드맵에 따라 공무원 충원을 완료하면 최대 11만명의 공무원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산업과 마찬가지로 행정 서비스 분야도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공무원을 유지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기획재정부 추산에 따르면 정부 로드맵대로 공무원 17만명을 늘릴 경우 앞으로 30년간 약 240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그만큼 잉여 공무원이 많을수록 혈세 낭비가 클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몇 년 뒤 공무원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일자리 성과를 내는 데는 공무원 등 공공 부문만큼 유혹적인 분야가 없다.
하지만 공무원 증원은 근시안적인 처방일 뿐이다. 고용부 보고서가 지적한 것처럼 자칫 공무원 공급과잉을 불러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무원 숫자보다 전문성 등 경쟁력이 더 중요하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좀 더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일자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 핵심은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통해 민간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