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런 교수의 행보는 끊임없는 기술진화가 교육 패러다임 대전환의 촉매 역할을 하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으로 지식의 반감기가 눈에 띄게 짧아지고 있고 그 결과 미래 일자리와 연계한 교육혁신도 절실해지고 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도 “오는 2030년까지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세계 대학의 절반이 없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일자리는 미래산업에서 나온다”고 경종을 울렸다.
교육혁명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코세라·에덱스 등의 무크(MOOC·온라인 공개강좌)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국경을 넘어 7개 도시가 캠퍼스인 ‘미네르바스쿨’, 창업사관학교로 불리는 ‘에코42’ 등 대안학교도 부상하고 있다. 교육 관련 기술기업인 ‘에듀테크’는 최고의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인별 맞춤학습을 도와줄 로봇을 보조교사로 채용하는 학교, 학년 구분을 없앤 학교도 등장하고 있다. 그 결과 획일적 커리큘럼을 고수하는 전통적 학교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제 교육의 무게중심이 ‘탑(지식)의 높이’에서 탑의 도면을 그리고 빠르게 쌓는 ‘축성능력’으로 옮아가야 한다”며 “지식습득 그 자체가 아니라 질문하고 토론하는 능력,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여기에 한참 못 미친다. △어릴 때부터 입시에 치우친 주입식 교육 △토론보다 정답만을 강요하는 문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저해하는 칸막이식 학과 구분 △신산업을 반영하지 못하는 학제 개편 △차별화 대신 평균 지향의 교육정책까지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 연구소장은 “미래 설계의 첫 단추를 교육혁신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