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음란물이나 도박, 각종 범죄 행위 등 불법 유해정보를 다루는 인터넷 개인 방송인은 적발되는 즉시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또 인터넷 방송 이용자의 1일 후원금 결제액은 100만원으로 제한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인터넷 방송업계, 관계 기관으로 구성된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는 12일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첫 번째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방통위는 우선 아프리카TV(067160) 등 인터넷 방송 사업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함께 불법유해 정보를 유통하는 진행자(브로드자키·크리에이터 등)의 퇴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단 명백하게 불법 유해정보를 방송하는 진행자는 인터넷 방송 사업자가 해지 조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에서 판단하기에 사안이 중대할 때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고 일반적인 유해정보에 해당하면 ‘삼진아웃제’로 제재하는 방식이다.
방통위는 이와 반대로 건전한 내용을 내보내는 인터넷 방송인에게는 이른바 ‘클린 인터넷방송 진행자상’을 포상하고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인터넷 방송인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던 이용자의 후원금 결제 한도도 신설된다. 미성년자가 부모 몰래 ‘19금’ 인터넷 방송인에게 2,500만원을 후원하거나 이틀 사이에 6,000만원을 특정 브로드자키(BJ)에게 선물한 사례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지난 7일에는 한 인터넷 방송인이 방송 도중 갑자기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 방송사업자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아프리카TV(지난해 매출액 946억원)는 방통위와의 논의 끝에 이용자의 1일 결제액을 오는 6월부터 1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용자 개인이 인터넷 방송인에게 후원할 수 있는 금액도 아프리카TV 기준으로 1일 900만원(기존 BJ당 3,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아프리카TV는 “방통위와 여러 차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서 일일 결제 한도 100만원이라는 조정안에 합의했다”며 “국내 인터넷 방송사업자 중에서는 최초의 결정으로 앞으로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035720)TV와 팝콘TV 등도 시스템이 마련되는 대로 충전 또는 선물 결제 한도를 1일 100만원 이하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구글 유튜브는 기존에도 충전과 선물 결제 한도가 이미 1일 50만원으로 제한돼 있어 이번 규제 대상에서는 빠졌다.
다만 아마존의 ‘트위치TV’와 트위터 ‘페리스코프’ 등 일부 글로벌 기업의 동영상 플랫폼은 자율규제 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이 한계로 거론된다. 실제 일부 인터넷 방송인은 규제 강도가 덜한 트위치TV 등으로 둥지를 옮길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아프리카TV 등 국내 인터넷 방송사업자를 규제해도 자극적인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있는 ‘탈출구’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트위치TV에서는 개인이 하루에 7,000달러(약 750만원)를 결제할 수 있다.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불법 유해정보를 근절하고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자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일부 글로벌 사업자가 규제 대상에서 빠지는 등 빈틈이 보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만 피해를 보는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