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전 대표, “인허가 로비 당시 이명박 만났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주선으로 한정식집에서 저녁
"자금 지원은 대통령 만드는 데 참여하는 개념"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가 지난 2007년 1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주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언급했다.

KBS는 이 전 대표가 최근 자사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인허가 로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며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주선으로 서울의 한정식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털어놓았다고 12일 9시 뉴스를 통해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이 만남을 주선하면서 “잘 지원해주고 있는데 인사라도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이 전 대표는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최 전 위원장에게 매달 5,000만원씩 자금을 지원하고 있었다. 2012년 검찰 수사로 밝혀진 금액이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모두 6억 원이다. 이 전 대표는 자금 지원 이유에 대해 “사업에 도움되는 것도 있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개념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이 전 대통령 측은 의도가 있는 허위 주장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 사건은 이명박 정부 말기에 터진 권력형 비리 사건이다. 이 전 파이시티 대표에게 돈을 받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 핵심 실세가 줄줄이 구속됐다.

현재 수도권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는 “2012년 수사 당시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 권력이어서 진술을 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부르면 조사에 응하고, 관련 진술을 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고 KBS 취재진은 전했다.

당시 검찰 칼끝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을 향했지만, 이 전 대표가 관련 진술을 거부하면서 수사는 종결됐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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