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관세 내놨지만…'트럼프 텃밭' 러스트벨트서 민주 승리

0.2%대 득표차로 민주 간신히 승리…트럼프에 정치적 타격 되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코너 램 민주당 후보 /AP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펜실베이니아 주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뒷받침했던 이른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중 하나인 피츠버그에서 일어난 결과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연방하원 제18선거구의 개표가 사실상 마감된 가운데 민주당 코너 램 후보는 49.8%의 득표율을 기록해 공화당 릭 서콘 후보(49.6%)에 0.2%포인트 앞섰다. 득표 차는 불과 627표였다. 막판 변수로 꼽혔던 3,900장의 부재자 투표함 개표가 진행 중이지만, 남은 투표용지는 500장이어서 승패는 결정됐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민주당 램 후보는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걸렸지만 우리는 해냈다. 여러분이 해냈다”고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다. 연방검사 출신의 ‘30대 정치 신예’ 램 후보가 주 의원 4선을 지내며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공화당 서콘 후보에게 일격을 가한 것이다. 램 후보는 현 민주당 기조와 차별화하는 중도노선을 취하면서 펜실베이니아의 중도층을 공략했다.


이번 선거는 11월 중간선거까지 ‘9개월짜리 의석’에 불과하지만, 그 정치적 의미는 간단치 않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지난 2016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포인트 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곳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철강 도시’ 피츠버그를 끼고 있는 대표적인 러스트벨트로, 트럼프 지지층을 상징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 각별히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 노동자들을 ‘병풍’처럼 둘러 세워놓고 수입산 철강 관세 명령에 서명했고, 곧바로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지원유세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펜실베이니아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측의 패배가 확정되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으로선 지난해 12월 전통적인 ‘보수 텃밭’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지 석 달 만에 싸늘한 표심을 재확인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은 30%대 머물고 있다. 40%를 넘지 못하는 저조한 지지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유세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고전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은 “공화당에는 불길한 징조”라고,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취에 대한 심판대”라고 평가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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