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는 창업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경제 규모 대비 이동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는 판단하에 이를 기반으로 페이스북이나 알리바바 같은 초대형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베트남 젊은 층 사이에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물론 구인·구직, 마케팅까지 이뤄질 정도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에 파견 중인 류길상 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1인 방송에도 훨씬 적극적이며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글이라도 올리면 순식간에 ‘좋아요’ 수십 개와 댓글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KOTRA가 새해 발간한 ‘베트남 진출전략’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18세 이상 휴대폰 보급률은 93%, 스마트폰 보급률은 55%다. 3년 전 통계로, 베트남 주력 소비층인 15~34세의 젊은 층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고 현지 주재원들은 전했다. 여기에 베트남은 카페나 버스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동통신 환경이 양호한 편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런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6년을 국가 창업의 해로 지정하고 각종 지원 방안을 발표했으며 현재 1,500여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부흥의 최대 걸림돌은 모바일결제 인프라 부족이다. 베트남 신용카드 보급률은 3% 정도로 낮다. 이 때문에 모바일결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모바일 환경만으로 사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금융 시스템도 빈약하지만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는 베트남 사람들의 생각도 한몫하고 있다. 베트남의 한 한국 주재원은 “교육열도 높고 창업기업도 늘고 있지만 결제 등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아 의미 있는 스타트업 육성이 쉽지 않다”며 “다만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몇 년 안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