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대책]中企 취업 청년에 3년간 年 1,000만원... 그 뒤엔 어떡하라고

주요 내용은
5년간 소득세 면제...산단 위치땐 교통비도 月 10만원
전월세 보증금 최대 3,500만원 4년간 1.2% 저리 대출
2022년까지 1만8,000명 日·아세안지역 취업 지원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악의 청년실업이 예고된 앞으로 3~4년간 ‘일자리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정부가 재정수단을 총동원한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는 최대 1,000만원 이상을 지원하고 청년을 채용한 기업에는 인건비의 3분의1가량인 900만원을 보조해준다. 5년간(2017~2021년) 39만명의 20대 후반 청년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들을 받아줄 곳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청년실업률을 최소화하고 우리 경제의 고질병인 중소기업 ‘미스매치’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5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청년 일자리 대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청년들을 최대한 중소기업으로 보내는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는 20만1,000여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피하는 이유는 임금과 복지 수준이 낮고 장시간 근로 등 근로환경도 열악한데다 외딴 공단의 경우 출퇴근 자체가 힘들어서다. 정부는 이 가운데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히는 임금 격차를 없애고 일하는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은 5년간 소득세를 전액 면제받고 전월세 보증금을 3,500만원까지 4년간 연리 1.2%에 대출받을 수 있다. 회사가 산단에 있으면 교통비를 매달 10만원씩 준다.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확대해 3년간 근무하며 청년이 600만원을 내면 정부가 2,400만원을 얹어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내일채움공제는 재직자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5년 근무 시 근로자가 720만원을 적립하면 역시 3,000만원 상당을 돌려준다.

예를 들어 산단 중기에 취업해 연봉 2,500만원을 받는 근로자는 세금감면(45만원)·자산지원(800만원)·주거비지원(70만원)·교통비지원(120만원)으로 연간 1,035만원 이상의 실질소득이 증가한다. 대졸자 기준 2016년 초임 연봉이 대기업은 약 3,800만원, 중소기업은 2,500만원인데 근로자 입장에서는 대기업을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의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정부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청년 채용에 나설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이 전일제 정규직으로 1명을 신규 채용할 때 연봉의 3분의1에 해당하는 900만원을 3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위기지역 기업이 고용에 나서면 여기에 500만원을 얹어준다. 인건비의 절반 이상은 정부가 내주는 셈이다. 또 청년 1명을 고용할 때마다 기업에 제공하는 세금 감면 혜택도 확대해 대기업이라도 2년간 직원 1명당 연 300만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런 기업 지원이 직원 임금 인상으로 연결될 경우 청년근로자가 손에 쥐는 돈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또 청년 창업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세제혜택도 대대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로써 연 12만개 청년 기업 창업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34세 이하 청년이 창업한 기업에는 5년간 법인·소득세를 100% 감면하고 독창적 생활아이디어가 있는 청년창업자 1만명에게 성공 시에만 상환의무가 있는 융자 1,000만원을, 사업 성공 시 투·융자 5,000만원을 지원하고 기술혁신 기반 청년창업자 3,000명에게는 최대 1억원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오픈바우처를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오는 2021년까지 지방교부세 정산분 3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한 지역 중소기업이나 산업단지에 지역 주도형 일자리를 7만개 이상을 만든다.

정부는 이 밖에 2022년까지 1만8,000명의 청년이 일본이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숙박·차량·공공자원 등 분야별 공유경제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원격의료 지역·모델을 확대해 신서비스 분야에서 청년의 취업·창업 기회를 늘린다.

청년들의 구직 활동을 돕고자 지원금과 지원센터도 새로 마련된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지 2년 이내인 청년들에게 내년부터 6개월간 월 50만원의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을 준다. 지원금을 받으려면 구직활동 계획서와 월별 구직활동 보고서를 해당 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모두 8,000억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취업청년 소득세 전액 면제, 창업 세금 면제 등 세제혜택이 올해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다음달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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