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만기가 도래한 아시아나항공(020560)이 CJ대한통운 보유지분 매각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도이치자산운용과 4,000억원 규모의 사옥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종료 직후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중인 CJ대한통운 지분 73만8,427주에 대한 블록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공동으로 맡았다.
1주당 매각 할인율은 이날 종가 대비 3~7%다. 이를 환산하면 블록딜 가격은 12만1,365원에서 12만6,585원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통해 총 896억~934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4조원대에 이른다. 이 중 연내 도래하는 금액으로 치면 2조원에 이르고 오는 6월까지 회사채 등 최대 6,0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돌아오는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발행잔액은 3,847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5,553억원, 금융리스부채 2,840억원, 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 차입금, 기업어음, 은행 차입금 포함) 7,943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1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당장 회사채 발행을 하기에는 재무부담이 커 자산 매각에 나서는 실정이다.
현금 확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에는 독일계 도이치자산운용과 광화문 사옥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은 지하 8층~지상 29층 규모로 아시아나항공이 사옥을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사옥 매각 가격은 4,000억원 후반에서 5,000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그동안 비용으로 잡히던 항공기 리스가 회계기준 변경으로 2019년부터는 부채로 잡히면서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가 원래 성격에 더 가까운 부채로 잡히면서 주요 항공사들의 자산 매각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