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JYP, 트와이스 효과에 1년새 4배 껑충…YG '포스트 빅뱅' 부재로 주가도 횡보

■ 희비 갈린 엔터주
SM, 키이스트 인수로 실적 개선 모멘텀 기대


지난 1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지각 변동이 나타났다. 소형주에 불과했던 JYP엔터테인먼트(JYP)가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 기업 몸집이 커지면서 자금도 몰렸다. JYP는 연초 주가가 1만3,000원대에 불과했지만 3개월간 50% 이상 상승하며 지난 15일 장중 2만원 선을 넘기도 했다. 1년 전 이맘 때와 비교하면 거의 4배가 올라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반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한때 어깨를 나란히 했던 에스엠(SM)이나 JYP와 달리 사드 긴장 완화에 따른 수혜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1월 초 2만8,000원대였던 주가는 올해 내내 약세를 나타내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전해지면서 최근 반짝 상승해 간신히 3만원대까지 올랐다. 이마저도 지난해 52주 신고가에 비해 20% 정도 못 미치는 수치다.



JYP의 성공에는 ‘일본’이라는 배경이 있다. 2016년부터 엔터 업계는 중국의 한한령 조치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다. 그럼에도 JYP 주가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원더걸스, 미쓰에이의 뒤를 이은 걸그룹 ‘트와이스’의 일본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통상 아이돌의 최대 매출은 티켓 파워가 강한 ‘일본 콘서트’에서 나온다.대형 공연장에서 공연할수록 기획사의 수익이 늘어나는데 일본의 팬덤 구매력과 티켓파워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트와이스는 일본에서 두 번째 싱글앨범 ‘캔디 팝’으로 첫 주 앨범 판매량 26만장을 기록해 동방신기(에스엠)가 세운 기록을 뛰어넘었다. 시장에서 트와이스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올해 안에 돔 투어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고 이에 투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상위 5위 기업 중 트와이스를 제외한 모든 기업은 남자 아이돌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엔터 기업에 투자할 때 일본에서 공연할 만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여부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최근 트와이스는 5월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콘서트를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슈퍼아레나는 3만 명 규모의 공연으로, 매진에 성공한다면 4만명 규모의 돔 공연장 콘서트도 예상보다 빨리 가능해진다. 이기훈 연구원은 “늦어도 2019년 하반기 돔 투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콘서트 예상치는 상반기 내 상향할 계획”이라며 “올해 4·4분기 중 아레나 투어 실적이 반영되면 실적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YG는 지난해 두 명의 멤버가 돔 투어를 했는데도 실적 우려가 크다. 지난해 빅뱅은 일본에서 4·4분기 5회의 팬미팅을 하고 지드래곤, 태양 등 일부 멤버가 돔투어를 했지만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유는 멤버들의 군입대 리스크다. YG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빅뱅 멤버들이 줄지어 군에 입대하면서 관련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된 것. 여기에 한한령으로 중국향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아이콘, 위너, 블랙핑크 등 빅뱅 이후 가수들의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 기대감이 더욱 낮아졌다. 실제로 후발주자인 아이콘의 경우 경쟁그룹 대비 늦은 컴백 주기와 히트 음원 부재 등으로 2017년 국내 음반 판매량이 7만장에 불과할 만큼 팬덤이 약하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증권사들이 YG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양현석 대표가 신인 남자 아이돌의 국내 활동을 아이콘보다 늘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덤 간 긴장 분위기도 형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콘텐츠를 속속 내놓고 있어 한한령이 완화하면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며 “향후 제작되는 콘텐츠에서 YG 고유의 경쟁력을 증명하고 빅뱅 후속 주자들의 팬덤 영향력을 넓히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SM 역시 2016~2017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군입대 문제로 2년 연속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군입대 아이돌이 모두 돌아오고 키이스트와 FNC애드컬쳐지분을 각각 25.1%, 30.5%씩 취득하는 등 향후 실적 개선 모멘텀이 많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M은 키이스트의 기존 사업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전개할 예정”이라며 “FNC애드컬쳐와는 리테일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사업을 추진해 FNC엔터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방송 콘텐츠 부분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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