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의 글로벌패션(GF) 사업부문이 오는 4월 말 계열사인 엔씨에프(NCF)에 통합되며 새로 출범한다. 패션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한섬’,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롯데백화점은 NCF를 앞세워 백화점 ‘빅 3’간 패션 삼국지가 형성될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4월 말 롯데백화점에서 GF 사업부문을 분사해 계열사 엔씨에프에 통합시키는 작업을 추진 한다.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SI)로 대표되는 패션 부문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롯데도 이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의 GF는 아이그너, 빔바이욜라, 콜롬보, 꽁뜨 데 꼬뜨니에, 드팡 등 다양한 수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롯데 품에 안긴 엔씨에프는 자체 토종 브랜드 ‘나이스크랍’과 ‘티렌’을 전개하고 있다. 나이스크랍의 경우 지난해 122개 유통망에서 8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 ‘소리 없이 강한 브랜드’로 입소문 나 있다. 향후 GF와 통합하는 엔씨에프는 한섬의 타임이나 마인처럼 자체 브랜드를 육성함으로써 기존의 다양한 해외브랜드와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의 패션 부문 분리 독립은 롯데가 나이스클랍 등을 보유한 엔씨에프를 인수한 지 3년이 되던 지난 2014년부터 논의돼 왔다. 하지만 여러 차례 사업성을 이유로 미뤄지다가 올해 초 다시 논의대상에 오르며 급물살을 탔다.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등을 오랫동안 키워와 최근 메가 브랜드 대열에 올려놨다. 현대백화점 역시 한섬을 인수한 후 SK네트웍스의 패션 부문까지 끌어안으며 브랜드의 라인업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패션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패션 부문에서도 롯데의 컬러를 가진 PB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며 “평창롱패딩, 평창스니커즈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통합 작업을 위해 지난 1월에는 최경 여성부문장 상무가 NCF로 미리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4년부터 NCF를 이끌어 온 설풍진 대표이사는 오는 4월부터 1인 대표체제로 롯데의 통합 패션사업부를 이끌게 된다. 설 상무는 1961년생으로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영업과 인사 업무를 맡았다. 지난 2012년부터는 롯데백화점 부산점장과 대구점장을 담당했고 2014년부터 정동혁 전무와 함께 공동대표로서 엔씨에프를 이끌어오고 있다.
한편 롯데 패션 부문이 분사 후 통합이 되기까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사업부인 롯데쇼핑 소속 직원들이 당장 패션 사업부로 이동을 하기에는 업무상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복지나 임금 등 처우에서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