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미니홈피 왕국, AI뉴스로 재건 '큐'

싸이월드-삼성전자AI 빅스비 연동
맞춤형 뉴스 큐레이션 '큐' 출시
주요이슈 알림·평점·공유기능 탑재
정보편식 없는 뉴스로 부활 날갯짓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니홈피’로 유명한 싸이월드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부활에 나선다. 삼성전자(005930)의 AI 플랫폼인 ‘빅스비’와 연동으로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탈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싸이월드는 AI 기술로 개인에게 맞는 뉴스를 골라 제공하는 ‘큐(QUE)’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싸이월드가 지난 1999년 온라인 커뮤니티로 서비스 형태로 출시된 뒤 19년 만에 맞이하는 가장 큰 변화다.


싸이월드의 뉴스 서비스는 AI 비서가 매일 각각 5개의 ‘카드뉴스’를 골라주는 ‘뉴스큐’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주요 이슈와 사용자가 좋아하는 기사를 고르게 전달해주고 뉴스 평점 기능도 갖추고 있다. 아울러 SNS 형식의 뉴스 공유 기능인 ‘큐피드’와 하루에 두 번 주요 이슈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큐브리핑’ 등도 탑재됐다. 싸이월드는 앞으로 운전 중에도 주요 뉴스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음성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싸이월드는 국내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로 ‘일촌’과 ‘파도타기’ 등 모든 국민이 쓰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2000년대 초중반에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나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 못지않은 영향력을 미쳤다. 싸이월드 열풍으로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도 전성기를 누리며 음원 매출 판매, 도토리(사이버 머니) 판매로 2011년에는 설립 이후 최대 매출액(2,62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2011년은 싸이월드 가입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되고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위기가 찾아온 시기였다. 때마침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했으나 싸이월드는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국 실적 악화로 고전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4년 싸이월드를 사원 주주 회사로 독립시켰으나 결국 지난 2016년 동영상 기반 SNS 업체인 에어라이브에 합병됐다. 싸이월드를 운영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서 이름을 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반전의 계기는 지난해 8월 삼성그룹의 벤처·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투자사인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마련됐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싸이월드는 정보기술(IT) 전문가 외에도 언론사·포털 출신 등의 인재를 등용한 끝에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큐는 일단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와 삼성전자 ‘갤럭시 앱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애플의 ‘애플 앱스토어’ 출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싸이월드는 삼성전자의 AI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빅스비’와 연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싸이월드의 맞춤형 뉴스 서비스가 AI 플랫폼 빅스비의 기능을 향상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기 싸이월드 미디어본부장은 “현재까지 모바일 뉴스 소비 환경에서는 언론사의 콘텐츠가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출시된 큐를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한 뉴스를 정보 편식 현상(필터버블) 없이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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