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
사용 늘어도 순익 4년새 1조↓


카드 업계가 카드 이용 증가에도 4년 새 순이익이 1조원 줄어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우대 수수료 적용이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순익이 6,000억원 급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오히려 수수료 인하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이 같은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전년(1조8,132억원) 대비 32.3%(5,864억원) 감소한 1조2,26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가 전업계 카드사에 속한다.


개별 카드사별로 보면 롯데카드는 지난 2016년 80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1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순익 감소 폭의 경우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가장 컸다. 신한카드는 2016년 당기순익으로 7,266억원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4,227억원으로 42%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처분한 비자카드 주식 매각대금 1,800억원 등 일회성 이익을 고려하면 수익이 예상보다 훨씬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788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신용카드 이용액은 전년 대비 5.3% 늘어난 627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체크카드의 경우 160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카드대출 이용액은 9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카드 이용액이 증가했지만 카드사들의 순익이 급감한 것은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0.8%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을 연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 1.3%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중소 가맹점의 경우 연 매출액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 같은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곳은 전체 가맹점 가운데 84.2%에 이른다.

카드 업계는 여전히 정부가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수익이 지속 감소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올해 금융당국은 수수료 원가분석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내년부터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할 예정이다. 카드 업계는 TF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원가 구조를 점검해 수수료율을 산정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 추세는 고려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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