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의 가장 큰 불만은 노동자 권리 강화 내용이 왜 꼭 헌법에 들어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고용·노동정책 관련 사항은 헌법이 직접 규율하는 것보다 법률과 정책 수립 단계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으로 산업계의 어려움이 크다”면서 “기업은 반대로 노동 유연성 강화를 원하는데 헌법에 왜 굳이 노동권 강화 내용을 추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기업들은 이번 개헌안이 ‘노동조건 개선과 그 권익 보호를 위해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노조로 대표되는 일부 대기업 노조들이 그간 단체행동권을 바탕으로 무리한 요구를 해온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면서 “이번 개헌 방향이 노동계의 단체 행동을 추가로 자극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하는 데 대해서도 경영계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근로와 노동은 원래 의미와는 달리 한국 사회에서 이념이 담긴 단어로 사용된 게 사실”이라면서 “현장에서도 근로라는 용어를 오랫동안 사용했는데 노동이 헌법에 사용되면 각 산업장에서 소모적인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헌법이 노동권을 강조할 경우 각종 하위법과 시행령이 노동 시장을 더욱 강하게 규제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럴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늘고 경영권은 위축된다.
경영계의 한 관계자는 “새 헌법은 제헌 이래 헌법의 핵심 가치인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 존중’이라는 기본 정신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노동권과 사유재산권, 경영권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