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신성일, 폐암 3기 투병기 최초 공개…애틋 부녀 이야기


20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나의 아버지, 신성일’ 편이 전파를 탄다.

▲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 신성일, 폐암 3기 판정 그 후

1960년 ‘로맨스 빠빠’에서 2013년 ‘야관문 욕망의 꽃’에 이르기까지 513편의 영화의 주연을 맡은 살아있는 영화계의 전설 신성일. 긴 세월 영화배우에서 제작자, 그리고 국회의원까지 영화만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던 스타이다. 평생 정정할 것 같던 신성일은 작년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평생 마라톤 헬스 등 운동을 섭렵하고 술, 담배를 멀리하며 누구보다 건강에 자신만만했던 그였기에 가족들의 충격은 깊었다. 신성일 엄앵란 부부의 막내딸인 수화가 아버지의 건강검진 결과를 궁금해 하는 가족들을 위해 직접 병원에서 신성일의 모습을 촬영했다. 암 판정을 받는 당시에도 신성일은 늘 당당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울지마 더한 일도 겪었고 나는 영화 찍다가 죽을 고비를 세 번이나 넘긴 사람이야. 별 거 아니야 내가 이겨낼 거야 기적을 이뤄낼 거야 그러셨어요”

- 딸 강수화 인터뷰 中

생존율이 20% 정도밖에 되지 않은 치명적인 병이지만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빠르게 호전되어가는 신성일. 8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배우의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신성일의 모습을 MBC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본다

▲ 신성일 엄앵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부부의 인생이야기

신성일 엄앵란 부부 슬하의 3남매 중 막내딸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강수화. 어린 시절 그녀의 기억 속 신성일은 엄격하고 잔소리가 많으며 여러 편의 영화를 촬영하느라 항상 바빴던 아버지였다. 영화제작의 실패로 엄앵란이 대구로 내려가 식당을 하게 되면서 별거 아닌 별거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 너무나 다른 생활 습관을 가진 부부기에 그만큼 다툼도 갈등도 컸다. 숱한 스캔들과 폭탄 발언으로 많은 논란을 낳았던 신성일, 그런 그의 곁을 묵묵히 지켰던 아내 엄앵란. 신성일이 암 선고를 받던 날, 말없이 병원비를 부담했던 사람 역시 엄앵란이었다.


“보호해야 될, 내가 책임져야 될 큰 아들? 먹여 살려야 되고 내가 죽을 때까지 신성일은 vvip특실에서 대우받고 돌아가셔야 된다 왜? 내 남편이니까. 작은방에 병원비도 없어서 초라하게 죽는 거 못 봐. 내 남편이니까 나는 그걸 책임져야 돼. 지금도 이러세요”

- 딸 강수화 인터뷰 中

평생 엄마의 속을 썩였기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미움도 많았지만 세월이 흘러 어느덧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는 수화. 이제 그녀는 유방암 회복단계인 엄마 엄앵란과 여전히 페암과 투병 중인 아버지 신성일 사이를 오가며 이제껏 받은 사랑을 되갚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그럼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의 아버지 신성일

엄마의 병간호에 신경 쓰느라 소홀했던 아버지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병원으로 향한 수화. 딸이 왔다고 동네방네 자랑하는 아버지를 보며 자신이 신성일의 딸이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실감한다. 투병 생활을 시작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진다는데...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관계를 이제야 비로소 받아들이며, 두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온 동네방네에다 우리 막내딸 내려온다고 자랑을. 그래서 ‘어머 맞아 아빠가 나 사랑했지. 나는 엄앵란 딸이 아니라 신성일 딸이기도 하지.’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 딸 강수화 인터뷰 中

아버지가 없는 영천의 성일가를 방문한 수화. 신성일의 빈자리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항상 엄하고 무서웠지만 자신도 알지 못했던 세심한 부분까지 늘 신경 써주었던 아버지 신성일. 세월이 흘러 아프고 힘들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이제는 자신이 부모의 곁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항상 엄마의 편이었지만 신성일은 그녀에게 미워할 수 없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버지이다. 평생 자신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영원한 스타.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함께 단단해져 가는 딸 수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특별한 부녀의 이야기를 MBC 사람이 좋다를 통해 만나본다.

[사진=MBC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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