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만 자른 도마뱀...'이희진 업체' 투자 피해 여전

"원금 보장" 광고 레인핀테크
이름만 바꾸고 계속 영업
투자 원금 상환 공지 했지만
수십여명 아직 못돌려 받아


직장인 최모씨는 지난 2016년 개인간거래(P2P) 대출 업체인 ‘레인핀테크’의 투자 상품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P2P에 대한 관심이 막 높아지던 시기였고 원금과 수익이 보장된다는 설명에 귀가 솔깃했다.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떨쳤던 이희진 전 미라클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광고에 등장하며 믿었다. 하지만 만기가 1년 넘었지만 최씨는 투자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최씨처럼 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최소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수신 피해가 확대됐지만 레인핀테크는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로 이름을 바꿔 여전히 영업 중이다. 이름만 바꿨을 뿐 레인핀테크 당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외면당했다. 2016년까지 ‘은행보다 안전한 원금 보장 상품’이라는 이 전 대표의 설명에 혹해 투자한 이들은 상품 만기가 지났는데도 약속한 금액을 돌려받지 못했다. 19일 검찰이 이 전 대표에게 징역 7년과 벌금 264억원을 구형하는 등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도 유사수신의 피해는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 측은 지난해 말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상환 계획을 공지했지만 이 역시 실행되지 않았다.

레인핀테크는 이 전 대표가 2016년 2월 설립한 회사다. 친동생인 이희문씨의 지인인 김효진씨가 대표를 맡았지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와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레인핀테크가 본인이 설립한 회사라고 밝혔고 “적금은 미친 짓” “레인핀테크는 원금이 보장되며 은행보다 안전하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명시된 모집 규모는 총 240억원 규모다. 2016년 9월 이 전 대표가 자본시장법·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후 레인핀테크는 이 회사 이사였던 양경모씨에게 매각됐다. 양씨는 레인핀테크를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로 이름을 바꾼 후 다시 공현철씨에게 회사를 매각했고 공씨는 꾸준히 P2P 대출상품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이후 공씨가 다시 회사를 매각했지만 현재 김씨와 공씨 모두 이 전 대표와 함께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가 과거 레인핀테크라는 사명으로 판매했던 투자 상품은 물론 원금이 보장될 수 없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이 전 대표 또는 레인핀테크(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 측에서 불완전 판매의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다. 이 전 대표가 구속되기 전까지 미라클인베스트먼트 관계사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당연히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 상품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원금이 보장되는 것처럼 팔았다”며 “구속 전까지 판매된 레인핀테크의 상품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 측은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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