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하자 국내 채권시장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금리 인상이 시장 흐름에 반영된데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도 예상과 달리 외국인들이 2,123억원의 순매수를 펼치며 0.44% 오른 2,496.02포인트로 마감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은 장 막판 바이오주의 급락으로 1.57% 하락하며 871.62포인트로 밀렸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5bp(1bp=0.01%) 하락한 2.256%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과 단기물인 1년물은 각각 0.6bp, 2.8bp 내렸으며 장기물인 10년물도 2.9bp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시장금리는 전일 미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강보합세로 장을 시작했지만 예고된 악재인데다 기준금리 인상 횟수 역시 3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며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긍정적으로 작용을 했다. 외국계 펀드 운용사 템플턴은 이미 FOMC 이전에 3조원가량의 물량에 대해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무리 지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점도표 상향으로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이 드러났지만 그런 성향이 강해졌거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만한 여지는 적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가 단기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한미 금리 역전과 물가지표 변화 등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만한 요인이 산재한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로 옮겨가기 때문에 금리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통화정책회의는 향후 통화정책 속도가 물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물가지표 발표에 대한 경계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리는 미국의 보호무역 불확실성, 대북정책, 국제유가 동향 등에 따라 제한적으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시장 전문가들은 한미 금리 역전으로 급격한 자본유출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크게 하락하기보다는 2% 초반, 2.2% 정도로 하단이 제한될 것”이라며 “한국은행에서 미국이 금리를 3회 이상 인상해도 자본유출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는 만큼 한미 금리 역전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