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서해 최북단 대청도 봄, 바람으로 오다’ 편이 전파를 탄다.
▲ 대청도는 홍어의 본고장이다!
서해 최북단, 푸른 섬 대청도는 청정 해역을 가지고 있어 예로부터 바다가 주는 선물이 많았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홍어! 홍어의 본고장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을 만큼 옥죽포항은 홍어잡이로 유명했다. 덕분에 싱싱한 홍어로만 만날 수 있다는 얼음물에 담가 꽃이 핀 홍어회는 대청도 사람들이 회를 즐겨 먹는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회를 주로 먹는 대청도에서는 삭힌 홍어를 찾기 힘들다지만, 전라도가 고향인 남편을 둔 김금자 씨는 이제는 삭힌 홍어의 매력을 알았다고. 저장하기 위해 소금에 살짝 절여 말려둔 홍어로 쪄낸 간홍어찜은 큰일이 있을 때만 먹을 수 있었던 보기 힘든 음식이었다. 싱싱한 홍어회부터 삭힌홍어전까지, 홍어의 자부심을 품은 옥죽포항은 오늘도 홍어 배의 만선을 기원한다.
▲ 대청도 청정바다가 품은 맛의 진수! - 홍합
대청도 섬 주변에는 바위를 까맣게 덮은 바다의 달걀이라 불리는 홍합이 자란다. 자연이 키운 홍합이다 보니 남다른 크기를 자랑한다. 홍합을 많이 볼 수 있는 이곳, 대청도에서는 홍합과 김치를 넣고 만든 홍합김치밥이 대표 음식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3월까지 어장을 열어두어 이때 아니면 못 먹는다는 대청도 홍합은 대청도 주민들의 살림에 보탬이 되어주었다. 홍합 육수를 내고 삶은 홍합을 고명으로 얹은 홍합칼국수 한 그릇은 육지에서 시집와 떠나고 싶었던 섬 생활의 위로가 되어주었다. 말려둔 까나리와 홍합을 찌면, 자연의 단맛이 감칠맛을 내준다. 이제는 대청도 섬 생활이 더 좋다는 대청도 어머님들의 봄날, 홍합 이야기를 듣는다.
▲ 긴 그리움으로 남은 고향, 맛으로 추억하다 - 실향민들의 섬
북한이 멀지 않은 섬, 대청도는 삶을 새로 시작해야만 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던, 눈앞에 두고서도 가지 못하는 고향을 둔 실향민들의 애환이 담긴 섬이다. 이제는 고향의 추억도 희미해져 가지만, 그래도 음식만은 잊지 못한다. 황해도 사람들이 모이는 날은 빠지지 않는 음식, 바로 짠지두부와 짠지떡이다. 김치를 짠지로 부르는 북한에서 자주 먹었던, 그래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고향의 맛이다. 찬바람 불 때 먹었던 돼지 뼈로 낸 육수로 담아낸 황해도식 냉면은 그리운 고향의 가족들을 생각나게 한다. 새로운 곳에 정착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을 그리는 대청도 실향민 어르신들의 기다림의 시간은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
▲ 섬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 소청도 토박이들의 삶과 음식
대청도 옆에 자리한 소청도는 크기는 작지만 바람과 파도를 간직한 섬이다. 산과 바다를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산에는 미처 캐지 못해 향이 진해진 달래가, 바다에는 거센 물살 맞고 자란 톳이 봄철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제사에 올렸던 음식들을 한데 버무려 온 가족이 먹었던 나물버무리는 소청도에 전해져 내려오는 토속 음식이 되었다. 가을에 잡아둔 삼식이(삼세기)알로 담근 알젓에 산초장아찌를 넣어 끓인 삼세기알젓국은 이 지역의 독특한 음식이다. 뭍으로만 나가도 소청도 생각만 난다는 섬 토박이들은 겨울을 버텨내 향이 깊어진 달래로 끓여낸 달래죽 한 그릇으로 다가온 봄을 맞이한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