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加와 상황 비슷" 철강관세 일시 면제하나

'FTA 연계' 내달까지 협상 가능성
美, 中에 500억弗 보복관세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일시 면제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한국에 대한 관세 면제 여부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엮어 다음달까지 우리 정부와의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현지시간)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23일부터 시행되는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관련해 “한국,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와 면제를 협의 중”이라며 “한국은 양자 무역협정을 개정하려 노력하고 있어 캐나다 등과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별로 진행되고 있는 철강 관세 면제 협상에 대해 “오는 4월 말까지는 이 절차를 끝내기를 희망한다”면서 “일부 국가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관세를 적용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 부과를 일시 유예하면서 협상을 계속하고 중국 등 나머지 국가에는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하는 ‘투트랙’ 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측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명령이 발효되는 23일 0시(한국시각 23일 오후1시) 전에 관세 면제 대상국을 확정할 것이라던 기존 예상과 다른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이날 청문회에서 “두 가지 범주의 나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다음달 말까지 철강 관세 면제와 FTA 개정을 위한 협상을 함께 벌이게 됐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 대해 “한국과 마지막 몇 가지 문제들을 어렵게 다루고 있다”며 “위원회를 기쁘게 할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철강 관세 면제를 고리로 국내 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와 수출품의 원산지 기준 강화 등 미국 측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압박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500억달러(약 53조원) 규모의 보복관세 폭탄 부과를 강행할 방침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USTR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산 신발과 의류·가전제품 등 100여개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서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재무부에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고 관리·감독할 규정을 만들도록 지시할 것으로 전해져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