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기억을 만나다’ 서예지X김정현의 ‘4DX VR’ 로맨스...영화계 신선한 바람 몰고올까

360도 시야각의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VR 기술과 움직임, 바람, 향기 등의 효과를 제공하는 4DX상영 시스템의 결합으로 탄생한 최초의 영화 ‘기억을 만나다’가 베일을 벗었다.

‘4DX VR’ 로맨스란 타이틀에 걸맞게 생생한 관람 체험, 최초를 향한 배우와 제작진의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영화였다.



22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세계 최초 4DX VR 영화 ‘기억을 만나다’(감독 구범석,총괄프로듀서 곽경택, 제작 (주)바른손이앤에이)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엔 곽경택 총괄 프로듀서, CJ 4D PLEX Innovation 유영건 팀장, 연출을 맡은 구범석 감독, 배우 서예지와 김정현이 참석했다.

‘기억을 만나다’가 특별한 점은 VR하면 떠오르는 액션, 호러 등 기존 체험형 도식에서 탈피, 스토리와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감형 VR 콘텐츠로 제작돼 로맨스의 감성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는 점.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황금나침반’ 등을 만든 할리우드 기술감독 출신 VR 연출자 구범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미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 받은 VR 작품 ‘보화각’의 연출자이기도 하다 .

구범석 감독은 “조금 더 화려하고 자극적인 장르를 VR이라고 생각하지만, VR은 감성적 교감이 중요한 기술이라고 본다”며 “VR영화는 최근 칸, 베니스, 선댄스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VR로 푸는 게 숙제라고 생각했다”는 구 감독은 “로맨스가 VR영화와 만나 교감하는 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고 전했다.

38분 러닝타임의 최장편 VR영화이자, 배우를 중심에 두고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시에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영화다. 구 감독은 4DX·VR영화 제작 과정에 대해 “360도 모든 방향이 나오기 때문에 촬영하는 순간에는 배우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촬영장에서 사라져야 했다. 마이크도 동시녹음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곽경택 감독은 “구 감독이 찍어온 내용을 2D에 이어 4D로 보는 과정에서 감독이나 다른 스태프들이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것을 놓칠 수 있는 부분 을 제가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면서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이어 곽 감독은 “저는 항상 새로운 매체에 대한 호기심이 누구보다 많다”며 “영화적인 문법을 변형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새로 해야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을 정도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생각들을 넓혀보는 계기가 되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곽 감독은 “이 영화를 기획하고, 실질적인 제작자 역할을 한 곽신혜 대표(바른손이앤에이)가 제 여동생이 제안해 줬다”고 전했다.

화면 깨짐 현상, 무거운 VR 장비는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구 감독은 “VR이란 장르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하드웨어 밸런스의 문제이다” 며 “향후 곧 개선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서예지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보고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됐던 마음이 컸다. 시놉시스를 봤을 때 카메라 하나를 가지고 배우만 공존하게끔 만드는 현장 자체가 신기해보였다“고 참여 계기를 말하면서, ”VR이라는 영화가 저희들이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제가 먼저, 우리가 먼저 시도해보자 하는 마음 때문에 하게 됐다“고 말을 이었다.

서예지는 새로운 포맷이 주는 기대감과 함께 어려움도 있었음을 밝혔다. 그는 ”가장 아쉬웠던 것은 어떤 감정으로 연기했는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없다는 부분이었다. 오로지 감독님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김정현 역시 ”컷으로 진행되는 영화가 아니라 통으로 촬영을 해야 해서, 모니터링을 못한다는 불안감을 항상 안고 있어야 했다. “고 의견을 전했다. 또한 ”카메라의 거리감이나 깊이감이 제가 경험해 본 부분이 아니라서, 연기할 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구범석 감독은 ” 컷과 컷을 이어가는 것이 기존 영화라고 한다면, VR 영화는 월드와 월드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은 문법들을 스스로 정리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자부했다. 이어 “이 자양분을 토대로 이 작업을 하는 창작가들이 좀 더 수혜를 받았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억을 만나다’는 뮤지션을 꿈꾸지만 무대가 두려운 우진(김정현 분)과 어디로 튈지 모를 생기 가득한 배우 지망생 연수(서예지)의 아릿한 첫사랑을 담은 영화. 3월 31일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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