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한국 분유시장 직상륙

저출산 따른 시장위축 불구
고급 수입분유 선호도 높아
'베바' 인기 업고 적극 추진


# 글로벌 식품 업체 네슬레가 국내 분유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건 2000년대 초반부터다. 네슬레코리아는 지난 2001년 프리미엄급 조제분유 ‘난(NAN)’을 국내에 직접 판매했다. 하지만 7년 여 만에 철수했다. 1%대 낮은 시장점유율을 면치 못한 탓이었다. 현재는 이마트와 계약을 맺고 네슬레의 분유 ‘베바(BEBA)’를 선보이고 있다. 베바는 수 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슬레가 베바의 인기에 힘입어 직접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베바 외에 다른 브랜드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슬레코리아 한 관계자는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여러 가지 방향으로 분유 시장에 관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등으로 국내 분유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네슬레가 직접 진출을 검토하는 이유는 수입 분유 선호도가 갈 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이마트에 따르면 판매되는 분유 중 수입품의 비중이 지난 2016년에는 4.5%에 그쳤으나 지난해 17.5%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3월 중순까지 23%까지 늘었다.

이마트는 압타밀(네덜란드), 베바, 노발락(프랑스), 홀레(스위스) 등 4종의 수입 분유를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이 1명만 낳아 기르면서 좋은 제품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어 고급 분유들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분유 시장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에서 분유 매출액은 1,44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4.7%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집계를 봐도 2014년 이후 분유 시장 규모는 2,000억 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국내 분유 시장은 매일유업(267980), 남양유업(003920), 일동후디스, 롯데푸드(002270)파스퇴르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한양행도 최근 건강기능식품사업부를 신설하고 분유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유 업계의 숨통을 틔워줬던 중국 수출이 지난해 사드 갈등 여파로 부진했으나 올해 다소 회복세가 예상되는 것과 반대로 국내 시장에서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네슬레가 직접 진출하게 되면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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