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영국독립당(UKIP)의 지도자인 피터 위틀이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여론 선전 등에 불법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론전에도 관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CA에서 사업개발 책임자로 일한 브리트니 카이저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CA는 대표적인 브렉시트 지지단체 중 하나인 ‘리브닷EU(Leave.EU)’를 위한 데이터 연구를 했다고 밝혔다.
CA와 리브닷EU이 함께 한 프로젝트에는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이 제공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이 포함됐다고 카이저는 전했다. 그는 회사가 수행한 데이터 작업이 여론을 호도하는 데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운동을 이끌었다.
카이저 주장에 따르면 CA와 리브닷EU의 협업은 수 주가 걸렸으며, 이 기간 리브닷EU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최소 6∼7회 열렸다.
그는 CA가 리브닷EU을 위해 무보수로 일했으며, 이러한 회사 방침을 따른 것이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리브닷EU 공동창립자이자 영국독립당 후원자인 에런 뱅크스는 “리브닷EU는 CA로부터 어떠한 데이터나 작업물을 받지 않았다”며 “영국독립당은 CA에 데이터를 일부 제공했고 CA는 이를 일부 분석했으나 브렉시트 캠페인에 쓰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더 닉스 CA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영국 의회에 출석해 “우리는 리브닷EU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며 브렉시트 캠페인 개입 의혹을 거듭 부인한 바 있다.
CA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입 의혹으로 영국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날 영국 정보규제 당국은 CA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불법 수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CA 영국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한편, CA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5,000만 명의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빼돌려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