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신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산업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RA) 시장이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고객이 RA 일임 투자를 맡길 경우 자필서명을 받아야 했는데 화상통화로 대체할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규제를 완화한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자본금이 40억원 이상이고 2년 이상 트랙 레코드를 축적한 RA를 활용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비대면 일임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핀테크 스타트업들 가운데 RA에 주력하는 곳은 쿼터백자산운용, 에임(AIM), 파봇 등이 있다. 우선 지난 2015년 사업을 시작한 쿼터백자산운용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주식·원자재·채권 등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RA 펀드 운용사다. 해외 ETF는 양도소득에 대해 분리 과세돼 연간 250만원까지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국내 ETF보다 거래 비용이 낮다. 글로벌 자산배분을 전문으로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쿼터백자산운용은 수익률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유형별 공모펀드 수익률을 살펴보면 주식형은 최근 6개월(2017년 8월 말~2018년 2월 말 기준) 수익률로 9.4%, 1년 수익률의 경우 15.5%를 기록했다. 주식혼합형은 6개월 5.9%, 1년 9.6%를 달성했으며, 채권혼합형은 6개월 3.3%, 1년 5%를 기록했다.
RA 스타트업 에임도 정식 출시 3개월 만에 성과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에임은 2년 간 개발한 끝에 지난해 12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에임을 통해 투자자는 RA가 제시하는 투자조언을 받고 곧바로 주문을 실행할 수 있다. 이용자의 투자 성향·투자 목표·투자 경험·재정 상태·직업 안정성 등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투자 자문 계약을 진행하면 에임이 제시한 자문 내용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이용자는 이를 검토한 뒤 투자의사 결정을 내리면 증권사로 자동 전달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시험 서비스를 1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11개월 간의 수익률은 8.48%~20.96%로 집계됐다. 계약기간은 1년 단위로 갱신되며, 자문보수는 자문금액의 0.5%로 2.0% 수준인 업계 평균 수수료보다 낮다.
이 밖에 스타트업 파봇도 지난 1월 RA 적립형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글로벌 ETF+유동성 투자(적립식 10만원부터, 거치식 100만원부터 투자 가능) △글로벌 ETF+주식+유동성 투자(적립식 30만원부터, 거치식 300만원부터 투자 가능)으로 구성됐다. 10만원의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사회초년생도 쉽게 RA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파봇 측 설명이다.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투자받은 스타트업 콰라소프트도 올 상반기 인공지능 기술을 장착한 자산관리 앱 ‘코쇼’를 출시할 예정이다. 콰라소프트는 과거 30년간의 금융·경제 지표를 스스로 학습해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가장 유사한 과거를 찾아내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KB자산운용·KB국민은행·한화그룹 등에 공급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