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을 들고 포즈 취하는 버바 왓슨. /오스틴=AP연합뉴스
‘왼손 거포’ 버바 왓슨(40·미국)이 두 차례 우승한 마스터스를 앞두고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왓슨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파71)에서 벌어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델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케인 키스너(미국)를 7홀 차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6년과 지난해 깊은 슬럼프를 겪었던 왓슨이다. 한때 세계 1위 자리를 넘봤던 그는 2016년 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트러스트 오픈 제패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올해 초 세계랭킹이 117위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제네시스 오픈 우승으로 슬럼프 탈출의 축포를 쏘아 올린 왓슨은 한 3개 대회 출전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려 최정상급 선수의 면모를 되찾았다. 자신의 PGA 투어 통산 11승째를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WGC 시리즈 대회 트로피로 장식하면서 마스터스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왓슨은 시즌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에서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나 그린재킷을 수확한 바 있다.
왓슨은 결승에서 키스너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1번부터 5개 홀을 연속으로 따내는 등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그는 6홀 차로 앞선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그대로 항복을 받아냈다. 팬들의 관심사는 앞서 열린 왓슨과 세계 2위 저스틴 토머스(24·미국)의 준결승 대결이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5전승을 거둔 토머스 역시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폭발적인 장타를 과시하는 선수였기 때문. 더욱이 토머스는 왓슨과의 준결승에서만 승리해도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왓슨이 경기를 주도했다. 6번홀까지 3홀을 앞선 왓슨은 7번과 9번홀을 내줘 1홀 차로 쫓겼지만 10번홀과 12번홀을 따낸 후 3홀 차 리드를 지켜 16번홀에서 3&2(2홀 남기고 3홀 앞섬)로 마침표를 찍었다.
2014년 HSBC 챔피언스에 이어 WGC 시리즈 2승째를 거둔 왓슨은 2011년 이후 이 대회 결승전 최다 홀 차 승리 기록을 쓰며 170만달러(약 18억3,700만원)를 받았다. 3-4위전에서도 알렉스 노렌(스웨덴)에 5홀 차로 져 4위로 마감한 토머스는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겠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