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스뉴스, 트럼프 정부의 인재 공급처로 급부상

트럼프, 폭스뉴스 '편애' 심화…CNN "선전기관" 맹비난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AP Photo=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미국 주요 언론매체와 좌충우돌하는 사이에 보수성향의 미국 주요 케이블방송인 폭스뉴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재 공급처로 확고히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엔대사 출신인 존 볼턴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내정되면서 폭스뉴스가 트럼프 정부의 인재 산실로 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한 보수성향의 볼턴 내정자는 그동안 폭스뉴스 해설자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 외교 문제를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 헤더 나워트는 현재 국무부 대변인이다.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과 함께 이에 반기를 든 스티브 골드스타인 국무차관이 해임되자 이 자리도 겸임하면서 ‘떠오르는 스타’라는 평을 듣고 있다. 폭스뉴스 해설가 출신들인 머시디스 슐랩이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선임 고문으로, 토니 사예는 재무부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슐랩 고문은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2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데이비드 셜킨 보훈부 장관을 해임할 예정이며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 프로그램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 전 자유재향군인회장이 후임으로 거론된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폭스 앤 프렌즈’ 프로그램의 경우 트럼프의 업적과 함께 다른 주류 미디어에 대한 공격을 집중적으로 전하며 친트럼프 성향을 노골화하는 매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의 열렬한 시청자로 알려졌으며 그 어느 언론보다 이 매체와 자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지세력인 보수파들의 견해나 자신의 대통령직 수행을 폭스뉴스가 잘 보도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시러큐스대의 켄달 필립스 교수는 AP통신에 “그는 TV에 나오는 백악관에 잘 준비된 사람들을 찾고 있다”며 폭스뉴스에 맞춰진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 아침에 보내는 트윗은 종종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으로 비치고 있다.

CNN 방송의 제프 저커 사장은 폭스뉴스를 최근 “나라에 믿기 어려운 폐해를 주는” 선전기관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럼에도 워싱턴 정가의 의원들이나 고위직을 노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폭스뉴스 출연을 트럼프 눈에 쏙 드는 방법으로 믿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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