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인민은행 지배력도 높이나

궈수칭, 인민銀 당서기로 내정
당 지도부 의중전달·정책 조율
이강 총재와 쌍두체제로 운영

중국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대한 공산당의 지배력을 한층 더 높인다.

리차이18 등 중국 매체들은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을 인용해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인민은행 공산당위원회 서기로 내정됐다고 전했다.


공산당 지도부 집단인 중앙위원회 위원인 궈 주석은 부총리로 발탁된 류허와 함께 유력한 차기 인민은행 총재 후보로 거론됐지만 미국 유학파인 이강 부총재에게 밀려 은행과 보험 통합감독 조직인 은보감회 수장에 선임됐다. 궈 주석이 인민은행 당서기로 낙점되면서 인민은행은 이 신임 총재와 함께 쌍두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 저우샤오촨 총장의 경우 15년 동안 인민은행 총재와 인민은행 당서기를 겸임했던 만큼 새로 출범하는 이강 총재 체제의 역할 분담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금융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의 공식 수장인 이 총재가 조직운영과 대외업무를 총괄하고 궈 주임은 금융정책 방향에 대한 공산당 지도부의 의중을 전달하며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금융위기 예방에 중점을 둔 시 주석이 집권 2기에 인민은행에 대한 공산당 지도부의 영향력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의 경우 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형 수장이지만 200여명으로 구성된 공산당 최고지도부 집단인 중앙위원에는 들지 못한다. 반면 산둥성 성장과 은감회·증감회 주석을 두루 거친 궈 주석은 공산당 중앙위원 중 하나로 공산당 핵심 경제 엘리트로 꼽힌다. FT는 “당내 기반이 든든한 궈 주석의 인민은행 당서기 지명은 인민은행에서의 당의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궈 주석의 당서기 지명으로 국영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를 억제하고 금융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시코노믹스 금융정책에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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