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뛰어넘은 복제약 '램시마'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서 작년 4분기 점유율 52%
오리지널 '레미케이드'는 40%대


셀트리온(068270)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가 유럽시장에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단일 시장에서 오리지널 제품을 뛰어넘은 것은 램시마가 세계 최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4·4분기 유럽시장에서 5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는 40%대로 점유율이 추락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램시마가 올 상반기께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을 추월할 것으로 내대봤지만 예상보다 일찍 목표를 달성했다.

레미케이드는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이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스성 관절염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건선 등에 두루 쓰인다. 지난 2016년 기준 78억2900만달러(약 8조3,600억원)어치가 판매돼 글로벌 매출액 기준 5위 의약품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매출이 50억 달러(약 5조3,400억원)로 전체 시장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두번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를 출시하며 레미케이드 견제에 뛰어들었고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도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출시된 램시마가 이른바 ‘퍼스트 무버’의 지위를 확보하며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램시마는 지난 2016년 말 글로벌 누적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전 세계 각국에서 레미케이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남미 시장까지 진출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여세를 램시마의 투약 방식을 바꾼 ‘램시마SC’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맥주사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형으로 바꾼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기술력을 집약한 기대주로 꼽힌다.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 없이 스스로 투여할 수 있어 바이오 신약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을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내년까지 램시마SC의 임상을 완료하고 오는 2019년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의 유럽시장 안착은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효능을 내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램시마 외에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로 출시한 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조만간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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