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김영주(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상담 부스에 들러 구직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28일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또 다시 ‘깜짝 놀랄만한 발표’를 했다. 온라인 사업 청사진부터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 그리고 전문점 경쟁력 강화 방안 등 현안에 대해 세부 계획을 내놓았다. 각종 규제로 대형 마트·백화점 등의 추가 출점이 어려운 유통 환경 속에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와 전문점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그는 경기도 하남에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30층 아파트 높이로 예술성을 가미해 하남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물류센터라고 하기보다는 온라인 사업의 심장부이자 분사하게 될 SSG닷컴의 핵심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센터는 이마트(139480)가 최근 하남 스타필드 인근에 낙찰받은 하남 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에 들어선다. 앞서 신세계 그룹은 지난 1월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에서 1조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커머스 사업 확장과 관련, 쿠팡·티몬 등 타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안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 진출 시기도 내년 5월로 못 박았다. PK마켓만 진출하며 이마트는 출점 대상이 아니다. 위치는 서부 LA지역의 홀푸드마켓 인근에 집중 출점하게 된다.
정 부회장은 “내년 5월까지 미국에 PK 마켓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식품을 판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PK마켓은 이마트가 2016년 스타필드 하남에 처음 선보인 매장이다. 1950∼1960년대 미국 재래시장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대중적인 프리미엄마켓을 표방한다.
LA는 미국 백인들의 밀집 거주 지역으로 정 부회장은 미국인들이 좋아할 아시안 푸드로 이들의 입맛을 공략하겠다고 자신했다. 한식 뿐 아니라 일본,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안 푸드를 위한 종합 식재료 마켓이 될 전망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미국 현지 조사에서 아마존이 운영하는 유기농 식료품 유통 전문점 ‘365 바이 홀푸드마켓’를 둘러본 바 있다.
미국 시장에 출점할 점포의 수에 대해서 그는 “다다익선”이라고 말하며 본격적인 공략을 위해 현지 합작 법인 설립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현지 유통 선진 업체를 인수할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호주 시장도 진출한다. 정 부회장은 “선진국은 사업을 시작할 때도, 사업을 접을 때도 제약이 없다”며 “호주, 유럽도 진출해보고 이기면 대박이고 아니면 쪽박”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전문점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이마트의 자체 식품브랜드인 피코크를 판매하는 전문점과 새로운 개념의 오프라인 유통매장 오픈 계획도 밝혔다. 그는 “피코크 전문점은 올해 9∼10월쯤 열 계획”이라며 “일본 생활용품점 ‘돈키호테’ 등을 벤치마킹한 ‘삐에로쇼핑’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선보인 전문점들 외에 새로운 형태의 전문점 2개도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박람회에는 신세계그룹사와 파트너사, 서울·경기지역 우수 기업 등 총 100여 개 기업이 채용에 나섰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