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쿨한 비즈니스|김성우 지음/ 퍼블리터/ 14,000원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이른바 지구온난화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산업화 시대 이래로 지구의 기온은 점차 상승했다.
20세기 후반 들어 심각한 수준까지 이른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되는 기후변화를 불러왔다. 국제사회도 대응에 나섰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을 중심으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합의한 것이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맺어진 파리협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195개 당사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기로 약속한 점에서 역사적인 의의를 갖는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책은 기후변화 이슈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저자가 지구온난화 문제를 비즈니스와 연계시켜 해결하는 방안을 광범위하게 소개한 책이다. 기후변화라는 복잡한 이슈를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서술해낸 점도 미덕이다. 저자는 “책의 제목에서 쓰인 ‘쿨(Cool)’이라는 단어는 ‘지구를 식힌다’는 뜻과 ‘멋지다’는 뜻을 함께 담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이 치러야 할 대가가 적지 않다. 우선 저렴하지만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아직 발전단가가 비싼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이 늘어난다. 그러다 보면 경제성장에도 간단치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후 2015년 파리협정 체결까지 20년 가까운 시간을 흘려 보낸 것도 국제사회가 ‘돈 문제’ 때문에 합의를 보는 데 상당한 진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런 냉엄한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저자는 “기후변화 문제는 철저한 경제문제이며, 결국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비즈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를 환경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경제문제로 접근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파리협정에 따라 세계 각국이 부담해야 하는 ‘규제 비용’은 약 35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매년 약 10조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이 규제는 새로운 투자 기회이기도 하다. 파리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감안하면 전 세계적으로 약 2,500조원의 신규 투자 기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 한국이 축적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기술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K-기후’라는 이름의 신한류를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