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1일 평양의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의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직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공연을 지켜봤다./사진공동취재단
1일 저녁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화 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며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초 3일로 예정된 남북 공연진의 합동 공연을 관람할 계획이었으나 다른 일정이 생기면서 이날 공연을 보러 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이 함께 하는 합동 공연이 의의가 있을 수 있으나 남측 공연만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합동 공연을 보셨는데 단독 공연이라도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한 예술인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함께 찍었다.
또 김 위원장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김 위원장이) 남측 공연 중 노래와 가사에 대해 물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동평양대극장은 평양 동평양지구 대동강기슭에 위치해 있다. 부지 면적 6만㎡에 극장 1만2,000㎡를 비롯해 중앙홀 4층과 뒷 건물 7층을 포함해서 연건평 5만9,640㎡ 규모다. 원래 이 극장은 1989년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계기로 건설됐다. 2007년 1월 개보수를 끝냈고 2008년에는 뉴욕필하모닉의 요청에 따라 음향설비 추가설치 및 무대구조 일부 변경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6시 50분에 시작됐다. 당초 오후 5시 30분 예정이었으나 오후 19시 30분으로 한 차례 미뤄졌고, 다시 최종 오후 6시 30분으로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6시 40분께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 장관 등 우리 측 관계자들과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대화도 했다. 이후 2층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도 장관도 함께 2층 귀빈석에 앉았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등도 공연을 지켜봤다.
사회는 예정대로 가수 서현이 맡았다. 서현은 “동포 여러분, 서울에서 온 가수 서현입니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느끼고 마음 깊이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남과 북, 북과 남의 관계에도 ‘희망’이라는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로 무대를 열었다.
공연에는 가수 조용필과 이선희를 비롯해 최진희·윤도현·백지영·레드벨벳·정인·서현·알리·강산에·김광민 등 총 11팀이 참여했다.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먹먹해져서 악보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4시30분부터 평양 태권도전당에서는 16년 만에 성사된 우리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남한 예술단의 두 번째 공연은 3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함께 꾸밀 예정이다. 태권도시범단은 2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계획 중이다. 방북단은 총 두 차례의 공연과 태권도 시범을 마치고 3일 밤늦게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귀환한다. /평양공연공동취재단·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