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영토·과거사 문제 뒤로하고...껄끄러운 亞국가에 손내민 中

美와 통상분쟁 확대 대비 협력 모색
베트남과 남중국해 갈등 봉합하고
15일께 中日 고위급경제대화 재개
印엔 무역사절단 보내 2.5조 계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이 베트남·일본·인도 등 그동안 외교적으로 껄끄러웠던 아시아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확대로 경제적 피해가 커질 것에 대비해 영토·과거사 문제 등은 뒤로하고 우선 대안을 찾으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동해 남중국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왕 국무위원은 “양국은 해상분쟁 해결에 관한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고 팜 부총리는 “문제를 풀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베트남의 남중국해 자원탐사, 석유 시추에 군사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던 중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미국과의 통상 갈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보복조치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면 대체 농산물을 생산하는 베트남과의 관계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왕 국무위원은 전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로 동남아 국가에 대한 중국의 투자액이 늘어나고 있다”며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통상 관계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이 7년 반 만에 일본과의 ‘고위급 경제 대화(장관급)’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중일 양국의 경제 대화 재개 합의는 미중 통상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달 중국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양국 정부가 개최일로 오는 15일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입장에서도 지난달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중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5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과거사 분쟁 등으로 참여를 거부했던 중국이 태도를 바꾸면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이 미국과의 외교관계 경색으로 일본을 포섭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국경분쟁까지 겪었던 인도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농업·직물·제약 등 30여개 기업을 아우르는 무역사절단을 파견해 총 23억7,000만달러(약 2조5,600억원) 규모의 101개 통상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오장린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양국 정치관계의 개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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