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닐라 린드베리(오른쪽). /AP연합뉴스
박인비 /펜타프레스연합뉴스
‘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20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끝난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달러) 연장전에서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연장 다섯 번째 홀인 10번홀(파4)에서 파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17번홀(파3)로 이동했다.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으나 린드베리도 같은 방향의 러프에 빠뜨리면서 비슷한 상황. 박인비는 약 4m의 파 퍼트를 넣었고 린드베리도 약 3m 파 퍼트를 넣었다. 승부는 7차 연장인 18번홀(파5)에서도 결정되지 않았다. 3온 작전을 편 박인비가 버디 퍼트를 놓쳤고 린드베리도 1.5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다. 2온 3퍼트였다.
8차 연장은 다시 10번홀. 린드베리는 과감한 퍼트로 10m쯤 되는 거리에서 버디를 꽂았다. 박인비의 5m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경기 끝. ‘퍼트 여신’을 퍼트로 누른 셈이다. LPGA 투어 9년차인 린드베리는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상금 42만 달러(약 4억4,000만원)를 가져갔다. 샷 난조에도 파 세이브 행진을 벌이며 희망을 이어간 정규 4라운드 후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박인비의 연장 전적은 3승4패가 됐고 메이저 연장 전적은 2승1패가 됐다. 경기 후 박인비는 “생각했던 것보다 오늘 아침 그린 스피드가 느렸다. 조금 아쉽지만 괜찮다”며 “8차 연장은 당연히 낯선 경험이었는데 린드베리의 메이저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대회 연장은 ‘1박2일’로 치러졌다. 현지시각으로 오후7시30분이 다 돼서야 네 번째 연장이 끝났고 여기서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4차 연장이 시작될 때 조명을 켜봤지만 결국 경기는 다음날로 순연됐다. 5차 연장은 현지시각 오전8시(한국시각 3일 0시)에 시작됐다. 서든데스 방식 기준으로 LPGA 투어 역대 최장 연장은 1972년 코퍼스 크리스티시비탄 오픈에서의 10차 연장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