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청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추적 조사결과가 나왔다. 담배 연기가 소리를 듣는 세포에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연하면 청력 저하 위험이 낮아지는 사실도 확인됐다.

3일(현지시간)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이런 사실은 일본 국립국제의료센터 등이 실시한 추적 조사에서 드러났다. 연구팀은 간토(關東) 등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8개 기업에 근무하는 20-64세의 남녀 5만195명의 2008-2010년 건강검진 데이터를 2016년 봄까지 추적조사했다. 이 기간 약 3,500명이 고음영역, 약 1,600명은 저음영역을 듣기 어렵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고혈압, 당뇨병 유무 등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흡연량이 많을수록 청력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21개비 이상을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고음영역에서 1.7배, 저음영역에서 1.4배 청력이 저하됐다. 조사 시점에서 5년 이상 금연한 사람에게서는 청력저하 위험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니코틴의 독성과 혈류 악화 등이 속귀(內耳) 세포의 작용을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전자담배 등 가열식 담배에도 니코틴이 함유돼 있어 내이 세포에 영향을 미쳐 청력저하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력은 나이가 들면서 고음영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떨어진다. 연구팀의 미조우에 데쓰야(溝上哲也) 국립국제의료센터 부장은 “옛날에는 재즈카페 등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음악을 듣는 게 유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음질의 연주를 오래 즐기기 위해서라도 금연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중년기의 청력저하는 치매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