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예술단, 1만2,000명 평양시민 앞에서 '봄'을 노래한다

1만2,000석 규모 류경정주영체육관 꽉 채워
조용필부터 레드밸벳까지...북한 예술단과 한 무대
공연 3시30분 시작...공연후 北문화성과 만찬
도종한 장관, 아시안게임 남북공동입장 협의키로

지난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의 최종 리허설에서 가수 정인이 열창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일 13년 만의 평양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 예술단이 3일 북한 예술단과 한 무대에 오른다.

두 번째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가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이날 오후 3시30분(한국시간)에 시작해 약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애초 예정된 시각은 4시30분이었으나 우리 측 요청으로 한 시간 앞당겨졌다.

두 번째 공연장인 류경정주영체육관은 지난 1일 공연이 열린 동평양대극장의 1,500석보다 8배 더 큰 1만2,000석 규모다. 객석이 가득 찰 것으로 알려져 평양 주민들에게 미치는 남한 문화의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합동공연의 레퍼토리와 공동 사회자 여부 등은 는 공연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지난 1일 공연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또한 남북 합의에 따라 공연 시작 전까지 변동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합동공연이지만 북측이 자신들의 공연 시간을 줄여가며 남쪽 레퍼토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제안한 상황인 것으로 현장 관계자를 통해 알려졌다.


앞서 1일 공연에서는 소녀시대 출신의 서현이 단독으로 사회를 봤으며 조용필과 위대한탄생,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밴드(YB), 백지영, 정인, 알리, 걸그룹 레드벨벳, 피아니스트 김광민 등 총 11팀(명)이 모두 26곡을 불렀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앞서 지난 1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 겨레의 심장 뜨겁게 요동칠 수 있도록’ 하는 뭔가를 보여주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연에 나올 곡 ‘다시 만납시다’에 대해 “북측은 행진곡풍으로 편곡돼 있다”며 “(북측은) 바이올린 트레몰로가 들어간 편곡인데, 윤상 감독 편곡은 발라드풍이다. 그래서 합동공연에선 현송월 단장 편곡 두 곡과 윤상 감독 편곡 두 곡 중 무엇을 올릴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만납시다’는 2002년 9월 열린 남북 합동공연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던 곡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이던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된 북한 예술단 공연에서는 서현이 북한 가수들과 함께 노래하기도 했다.

공연 후 이날 오후 7시30분에는 북한 박춘남 문화상이 주재하는 만찬이 예정돼 우리 예술단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한다. 기자단은 제외된 비공개 행사다.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을 포함한 방북단은 공연을 마친 뒤 한국시간으로 4일 자정 평양 순안공항에서 출발하는 전세기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여객기는 이스타항공, 화물기는 에어인천을 이용하며 계획대로라면 새벽 1시30분 도착이 예상된다.

한편 이번 우리 예술단 방북은 올여름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추진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도종환 장관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앞서 2일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나 남북 체육교류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 같은 의사를 확인했다. 남북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후에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입장을 포함한 체육교류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평양공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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