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 2017년 실적] 유가증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최대실적 '쌍끌이'

매출 1,823조·영업익 157조
반도체 등 전기·전자 상승 견인
증시 호황에 증권사 영업익 77%↑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부문의 기여도가 큰 가운데 정보기술(IT) 업종이 코스피 영업이익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무역전쟁과 금리 정상화, 원화 강세 등 변수가 많아 지난해 실적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533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사(금융회사 및 분할합병회사 제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순이익은 각각 1,823조1,126억원, 157조7,421억원, 114조5,926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직전 최대치인 2013년(1,812조8,829억원)보다 0.56% 늘어난 규모고 전년 대비로는 9.96%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6년에 거둔 사상 최대치보다 각각 28.17%, 40.12% 급증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대장주 삼성전자와 2등주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3.46%, 318.75% 증가한 53조6,450억원, 13조7,21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의 기여도도 컸다. 전기·전자 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11.65%(개별 기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에서 금융업종의 실적 개선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금융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6년과 비교해 각각 48.3%, 2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코스닥 지수 상승세에 힘입어 호황을 맞은 증권사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77.4%와 71%로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 기계·건설·의약품 업종 기업의 영업이익이 각각 85.38%, 61.21%, 52.34%로 많이 올랐다. 반면 운수장비 업종 영업이익은 54.07% 급감했고 전기가스업과 종이목재업도 55.38%, 63.5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에 집중된 실적은 지난해 영업이익에서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13.14%)를 제외하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매출액은 1,584조원으로 전년 대비 8.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삼성전자를 포함했을 때(28.17%)보다 포함하지 않았을 때(10.04%)의 지난해 대비 상승률이 약 2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당기순이익 증가율도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22.61%로 포함됐을 때(40.12%)보다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진할 경우 올해 실적도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최근 미국·중국 무역전쟁의 불똥이 국내 반도체 시장에 번질 가능성에 더해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감소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2월 초 대비 4% 하향되는 등 실적 전망이 조정되면서 증시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고 분석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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